민간의료 중심 속 공공의료가 부족한 이유

 

1. 의료보험 도입 후 민간의료 중심 공급체계 구축

 의료보험 시행(1977)과 함께 전 국민 의료보험 도입(1989) 과정에서  증가한 국민의 의료수요에 대하여 정부는 공공의료에 대한 투자보다 민간의료 중심으로 의료공급체계를 구축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부족 현상은 오랜 기간 동안 축적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방 이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의료체계의 기본 틀을 만들어 갔었던 초기 과정에서 정부 차원에서 공공의료에 대한 투자의 부족과 더불어 국가 주도 경제 개발 정책 하에서 의료체계는 민간 의료 중심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의료보험 시행은 의료서비스에 대한 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으며, 이는 의료수요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정부는 급증하는 의료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의료공급을 민간의료에 의존하기 시작하였으며 시장경제 중심의 의료서비스 공급과 소비가 정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최근에는 민간병원보다 좋은 시설과 의료진을 갖춘 공공병원 존재하지만, 의료산업의 변화 과정에서 낙오된 중소형 공공병원들은 지역사회 내 새롭게 개원하는 민간병원과 인근 대도시 대형병원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점차 경쟁력을 잃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의료보험의 궁극적인 목적은 보편적 의료보장과 이를 통한 국민의 건강 향상에 있습니다. 이러한 공공적 성격은 민간 및 공공병원이 모두가 가져야 하는 기본 성격이지만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의 역사적 배경이나 제도의 특성으로 인하여 단기간 내에 민간병원에게 공공성을 요구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됩니다.

 

 

2. 국가적 공공의료 목표 및 전략 수립 부재

 의료보험 도입 이후 의료공급은 민간의료기관이 주도하였으며, 국가 수준에서 공공의료 정책의 뚜렷한 목표가 부재하였으며, 결과적으로 큰 틀에서 공공의료의 역할과 기능이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는 국가의 전체 보건의료체계 안에서 공공의료의 기능을 어떻게 정리하고,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것 인가에 대한 한 장기적 검토 과정과 이에 따른 전략목표가 부재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공공의료에 대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의 일관된 지원이나 공공병원에 대한 육성 정책이 지속될 수 없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향후 공공병원은 민간의료 영역의 보완적, 잔여적 역할을 수행하는 수준을 벗어나야 할 것이며 수익성 저하로 인하여 민간의료 영역이 기피하는 진료와 함께 의료취약계층 진료 중심에서 전체 의료체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공공병원에 대한 역할 재정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3. 공공의료의 재정운용 및 관리체계 문제

 우리나라의 경상 의료비 중 공공지출 비율은 2018년 기준 약 60%로 OECD 평균 70% 수준과 비교하여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정부의 공공의료에 대한 관심 부족과 낮은 재정 지출 수준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 방식이나 평가 체계 관련하여 공공병원이 공공성 제고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각종 병원 경영평가 등을 참고해 볼 때 국립대병원, 지방의료원의 경영성과를 강조하고 경영수지를 개선하기 위한 공공병원들의 자구책이 시도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성을 가진 사업을 수행하는 것은 실제 병원 운영에 큰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실례로 지역거점공공병원 운영평가는 공공병원 육성 정책 중 하나로 2006년부터 시행하고 있지만 지역거점공공병원 운영에 중심이 되는 적정진료, 건강증진, 의료안전망 기능 등 공공성을 띈 사업은 운영평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공공의료를 총괄 관리하는 정부 중앙부처와 관리 기관이 분산(보건복지부 이외 국립대병원 소관은 교육부이며 지방의료원 소관은 각 지방자치단체이다)되어 있어서 각 기관 간의 역할 분담과 협조가 중요함에도 체계적인 조직관리와 협력체계 구축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