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행 전문병원 제도의 의의와 한계점
우리나라의 전문병원 제도는 대형병원에 비해 시장 점유율이 낮은 중소병원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고 단과병원의 의료질 향상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문병원 제도는 국민들에게 전문병원에 대한 인지도를 제공하였으며 전문병원의 환자 대부분은 의료 질과 경험 측면에서 대학병원에 비하여 전문병원 우수하다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들 중 30% 이상이 대학병원 방문 이후 전문병원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현재 전문병원 대부분 재정 운용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전문병원 관리료, 전문병원 의료질지원금 등 재정적 유인을 제공할 수 있는 지원책이 마련되어 있는 상황이다.
다만, 위와 같이 전문병원 제도의 의의가 있지만 아직도 몇 가지 한계점이 존재한다. 첫 번째, 상대평가를 통해 일부 상위병원만을 전문병원을 지정하거나 난이도가 높은 진료에 한해 전문병원을 지정하는 기준은 전문병원 제도를 도입하는 이론적 근거에 맞지 않는다.
전문병원 제도는 범위의 경제 및 규모의 경제 효과성을 토대로 의료 질뿐만이 아닌 효율성 향상을 기대하기 위한 의료 공급 정책이다. 전문병원에서 환자 진료량 지정 기준 중 상대평가 기준과 중증환자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전문병원 제도를 도입하는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둘째, 전문병원이 우리나라의 전체 단과병원 및 단과의원의 의료 질과 진료 효율성 향상에 있어서는 그 영향력이 매우 적은 수준이다. 현재는 소규모 단과병원이 전문병원으로 지정되기 어려운 지정 기준 때문에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단과병원은 약 100개소에 불과하여 전체 단과병원의 13% 수준에 불과하다.(2018년 조사 기준)
셋째,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 내에서 전문병원 진료기능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며 이를 토대로 전문병원의 적정한 공급과 지리적 분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병원 진료기능에 기반된 추정된 수요에 비하여 공급이 많아질 경우 과잉진료가 유발되거나 전문병원의 진료범위를 벗어나는 불필요한 진료가 생길 수 있으며 중증환자를 진료하는 화상과 같은 일부 전문병원에 대해서는 응급의료센터와의 수요 및 공급을 고려하여 적정한 공급과 지역적 분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전문병원을 지정할 필요가 있다.
2. 전문병원 확대 방안
우선, 우리나라 의료기관 중 대부분인 단과병원과 단과병원과 진료 내용이 비슷한 단과의원에도 전문병원 지정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대다수 단과병원(의원)이 전문병원 지정이 가능하도록 획일화된 지정이 아닌 전문병원의 등급제 도입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의료기관의 구조적 부분과 진료 부분에서 질적 수준이 보장된다면 모두 전문병원으로 지정하고 환자경험 평가나 진료 효율성 등을 구분하여 평가하여 그에 따른 등급 부여가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등급을 토대로 전문병원에 대한 인센티브를 차등화하는 방식으로 단과병원(의원)의 수준을 높여 갈 수 있을 것이다.
급성기 진료 이후 회복기 진료나 재활, 말기환자 보존적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아급성 영역에서 전문병원 유형을 확대하여 지정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회복기 병원은 급성기 병원으로부터 퇴원한 암환자의 기능적 부분에 대한 회복이 필요한 환자 대상으로 급성기 병원보다 낮은 강도의 진료를 제공하는 병원이다. 급성기 병원 중 2차 병원으로서 운영 효율성이나 적정 의료 수준을 유지하기 힘든 병원(300병상 미만)은 아급성 영역 전문병원으로 분화해서 발전을 유도해 볼 수 있다.
3. 전문병원에 대한 의료질 지원금 확대
전문병원의 의료질 지원금을 선택진료비 부분에 대한 보상보다는 전문병원 육성을 위한 가산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전문병원의 의료 질과 운영 효율성 수준에 따라 일반병원과 같은 수준의 진료수가를 가산하는 방식 도입 검토가 필요하다.
일례로 특정 전문병원이 상급종합병원과 동일한 수준의 의료 질과 효율성 등급을 받게 될 경우에는 현행 상급종합병원에 해당되는 수가 가산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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